2019년 3월 음악 되감기
어느새 음악 정산 시간, 3월 음악 되감기 차례가 왔습니다. 앞으로 여력이 되는 한 이렇게 매달 한 번씩 그달에 들었던, 좋아서 지금까지 듣고 있는 음악을 정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열심히 음악을 듣고 기록해둔다면, 관성에 젖어 흐르는 시간에 매달 와드를 박듯 포인트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요. 이번 달도 무사히 잘 보내셨나요. 날씨만 보면 아직도 봄과 겨울의 경계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습니다.
음악적으로 3월은 저번 달보다 비교적 풍성한 달이었습니다. 좋은 앨범들이 많이 나와줘서 리스너로서는 즐거운 한 달이었어요. 이번 달은 총 5개의 앨범을 꼽았습니다. 그 전에 포스팅의 구성을 설명해드리자면, Album List는 제 마음에 들었던 이번 달에 발매된 앨범들입니다. 하나씩 가볍게 훑어볼게요.
Album List
Solange - When I Get Home
Little Simz - GREY Area
Quelle Chris - Guns
Flume - Hi This Is Flume
아직도 이 말을 붙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비욘세 동생' 솔란지의 신보 When I Get Home이 3월 초에 발매되며 한 달을 산뜻하게 시작했고요. 전작 A Seat at the Table에 이어 Neo Soul 장르에 특화된 그녀만의 분위기를 확실히 전달해준 좋은 앨범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3월을 정리해버린 앨범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Little Simz의 GREY Area입니다. 아직 좀 이르지만 그래도 연말 리스트에 자주 보이게 될 앨범일 듯 싶습니다. 메타크리틱 오늘 기준 90점을 유지하며 고평가를 받고 있고요. 리스너들도 굉장한 호평을 보내고 있는 영국의 힙합 앨범입니다.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멜로디로만 느낌적 느낌을 얻어가는 한계가 있는 제가 들어도 이 앨범은 뭔가 다르다는 게 확 느껴졌습니다. 재즈 랩, 컨셔스 랩, 네오 소울 장르 등을 섞어 자신만의 감성으로 확실히 포장해낸 앨범이에요. 이번 달에 좋았던 다른 힙합 앨범으로는 Quelle Chris의 Guns가 있습니다. 발매된지 며칠 안됐지만 하드코어하지 않고, 사운드 요소를 가볍게 즐겨볼 수 있는 좋은 힙합 앨범이었습니다.
Andrew Bird의 My Finest Work Yet 앨범은, 파더 존 미스티의 작년 앨범 God's Favorite Customer를 떠올리게 하는 발라드 풍 챔버 팝 앨범입니다. 듣기 편하고 좋아요. 크게 튀는데 없이 한 번 형성한 분위기를 앨범 전체로 이어간다고 할까요. 기본에 충실한 좋은 앨범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Flume이 Hi This Is Flume 믹스테잎을 공개했는데, 자극적 음악의 어떤 극단을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그의 흥행작 Skin에서 팝 요소를 덜어내고 실험에 집중한 모양새에요. 설명하자면 Wonky 장르 문법에서 글리치, 트랩, 퓨처를 마구 뒤섞은 익스페리멘털 믹스테잎인데요. 감각에 자극을 꽤 많이 줍니다. 무작위적 노이즈 사이에서 어떤 균형감을 찾아가는 과정을 Flume이 설계한 대로 따라가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Track List
Vampire Weekend - Big Blue / Sunflower
The Black Keys - Lo/Hi
The Chemical Brothers - We've Got To Try
Anderson .Paak - King James
Lizzo - Tempo (feat. Missy Elliott)
Tame Impala - Patience
King Gizzard & The Lizard Wizard - Boogieman Sam
Track List에는 조만간 발매될 굵직한 신보의 싱글 컷들도 있기 때문에 흥미롭습니다. 화학 형제의 신보 No Geography, 앤더슨 팍의 신보 Ventura, 그리고 Lizzo, 킹 리자드 앨범이 4월에 나옵니다. 뱀파이어 위켄드는 Father of the Bride를 5월 초에 공개하고요. 그뿐만 아니라 블랙 키스도 5년 만에 싱글을 공개하며 굴뚝에 불을 지피고 있고, 테임 임팔라도 Patience를 공개하면서 신보에 대한 하이프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어찌 됐건 나머지 Track List와 Honorable Mentions도 유튜브 목록에 포함해 놨으니 듣다가 혹시 관심이 생겨 앨범에 대해 더 찾아보시면 리스닝이 다채로워질 수 있을 겁니다. Honorable Mentions는 유명한 아티스트의 신보여서 들어봤더니 별로였거나, 별로는 아닌데 썩 구미가 당기지는 않았던, 그런데도 평단의 평가는 좋아서 기억해두면 쓸데없이 좋을 만한 앨범들이란 의미입니다. 다른 분의 입맛엔 맞을 수도 있으니까요.
Honorable Mentions
Durand Jones & The Indications - American Love Call
Hozier - Wasteland, Baby!
Pond - Tasmania
Helado Negro - This Is How You Smile
Andrew Bird - My Finest Work Yet
CHAI - PUNK
NAV - Bad Habits
Lambchop - This (is what I wanted to tell you)
Orville Peck - Pony
Nilüfer Yanya - Miss Universe
Jenny Lewis - On the Line
Karen O & Danger Mouse - Lux Prima
Billie Eilish -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
C Duncan - Health
Marvin Gaye - You're the Man
Durand Jones & The Indications의 American Love Call는 앨범 리스트에는 빠졌지만 듣기 편한 재즈 소울 앨범이고요. C Duncan의 Health 앨범은 가볍게 듣기 좋은 신스팝이었습니다. Orville Peck의 Pony는 컨트리 음악을 정말 싫어하는 저 조차도 이 앨범은 버틸만하다, 들어볼 만 하다 싶었던 Alt-Country 앨범이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한편 Hozier 신보는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 팍 들었어요. NAV의 Bad Habits 앨범도 평이 바닥을 기는 중이지만, The Weeknd 피처링한 트랙이 좋아서 언급했습니다.
평단의 평이 좋은 앨범들로는, Helado Negro의 This Is How You Smile 앨범이 있습니다. 피치포크에서 Best New Album 딱지를 받아 관심 가져볼만 할 거에요. 저는 좀 지루하더라고요. 그리고 CHAI의 PUNK라는 앨범도 BNA 딱지를 획득했습니다만, 일본어로 된 팝이어서 어드벤티지를 준 건가 싶을만큼 평범하기 그지없는 생뚱맞은 선정이었고요. 또 평이 좋은 거로는 Nilüfer Yanya의 Miss Universe가 있습니다. 사운드의 디테일이 좋아서 왜 좋은 평을 받는지는 알겠습니다만, 구성이 단조롭지 않나 싶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빈 게이의 '잃어버렸던 앨범'이라는 마케팅적 수사가 붙은 You're the Man 앨범이 공개됐습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그의 음악성엔 두 말할 필요가 없겠죠.
이번 달은 추천 앨범도 5개나 됐고, 음악 열심히 들은 거 티 내고 싶어서였는지 유난히 평소보다 글이 길어졌네요. 아무쪼록 3월의 음악 흐름을 대강 훑어보시면서 저에게나 여러분에게나 즐거운 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9년 3월 음악 되감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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